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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 폭식증] 의지의 문제가 아닌 걱정과 강박 속에서 튀어나오는 충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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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5-16 오후 5:06:56 |
이메일 | suwonmhc@suwonmental.org | 조회수 | 28 |
[신경성 폭식증] 의지의 문제가 아닌 걱정과 강박 속에서 튀어나오는 충동
사람들이 느끼는 식욕이나 배고픔은 단순히 정말 배가 고프거나 음식이 먹고싶어서 드는 생각이 아닐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욕구 중 하나입니다. 사회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는 음식을 갈망하기도 하고 가짜 배고픔이라고 하는 심리적 허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느끼는 일시적인 배고픔은 대부분 순간의 충동을 잘 넘어간다면 곧 회복되지만 이 충동성을 자제하지 못할 경우 진짜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임에도 심리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곧 다시 정상적인 식사량과 식이조절을 위한 제어가 이뤄지는데 이와 같은 폭식행동이 병적으로 악화되었을 때를 신경성 폭식증이라고 말합니다.
폭식증의 어원을 자세히 알아보면, 그리스어로 황소와 배고픔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황소처럼 먹는다는 의미인데 풍족하지 못한 식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고픔에 시달리던 로마시대에서 중세에 들어설 때까지도 카톨릭 교회가 7개의 대죄중 하나로 폭식을 꼽으며 지나치게 먹는 것을 죄로 여겼고 이를 참회하는 방법으로 구토를 하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는 폭식의 문제가 취약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디어를 통해 미의 기준이 정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씬함과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현재는 우울, 불안, 무기력 등의 심리적 압박감과 고통을 호소하며 폭식과 구토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식이장애 가운데 폭식증은 허기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현재 처한 어려움, 고민, 피하고 싶은 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량의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며 감정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신경성 폭식증이나 식욕부진증과 같은 식이장애는 일시적인 문제라거나, 의지에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신경성 폭식증은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질환이므로 반드시 주변의 관심과 치료권유가 필요합니다.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수년에 걸쳐 당사자와 가족, 주변인들에게 심각한 정서적, 사회적 문제와 함께 당사자에게 신체적 후유증이 지속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 체중에 대한 과도한 집착, 멈출 수 없는 폭식
음식을 먹는 행동과 관련해서 어느 순간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되는 것, 혹은 이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때, 신경성 폭식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신경성 폭식증이 있는 경우, 자신의 체중과 체형에 대한 걱정이 과도해 평소 엄격하게 식사량이나 몸무게를 조절하지만 심리적으로 힘든 순간들이 닥치면 이 순간 폭식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폭식행동을 하고 난 뒤 심한 죄책감, 허무함, 우울감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정도의 과한 운동을 하거나 억지로 토하기, 관장약 및 이뇨제 등을 복용하여 살이 찌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려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보상행동(purging behavior)이라고 하는데 신체적으로 부담을 주고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함이 지속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100명 중 2명은 평생 동안 신경성 폭식증을 경험하는데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10배 이상 더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도르핀의 불균형이 폭식증에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심리적, 사회적 요인으로는 완벽주의 성격과 충동성이 공존할 경우 식욕을 참고 다이어트를 하다가 충동을 참지 못해 폭식을 하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우울, 불안, 분노, 공허함 등의 부정 정서와 막막함, 사회/대인관계의 어려움, 스트레스, 또 과거 체중으로 놀림받은 경험이 있거나 날씬함을 강조하는 미디어 역시 폭식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신경성 폭식증을 겪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폭식증상을 감추려고 하며 의지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병원치료를 받으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신경성 폭식증은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1. 짧은시간 동안 반복되는 폭식행동
- 보통 2시간 내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빨리 섭취하려는 행동
- 폭식을 할 때 고지방, 당분 높은 식품 등을 수 차례 먹음
- 폭식 후 통제력을 잃은 스스로에 대해 죄책감, 자기비하, 두려움을 느낌
- 주 1회 이상 발생, 3개월 동안 지속
- 살이 찔 것에 대한 공포감, 우울감, 불안 경험
2. 체중증가를 방지하기 위하여
- 구토 유발 및 설사제, 이뇨제, 관장제 등 약물 오남용
- 과도한 운동과 같은 부적절한 보상행동
- 구토와 약물 사용으로 인해 심장 및 콩팥 질환, 소화기관 문제, 혈액 내 전해질의 불균형, 무월경, 역류성 식도염 등 경험
다음과 같은 신경성 폭식증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이 신경성 폭식증으로 혹은 신경성 폭식증이 신경성 식욕부진증으로 종종 이환될 수 있습니다. 신경성 폭식증은 충동성과 자극추구 경향성이 높아 알코올 등 물질 중독 문제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또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는 편이기 때문에 사회 공포증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화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며 이외에도 식사치료 및 영양 상담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