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겪는 우울증 징후와 증상은?

정신질환은 모든 성별과 상관없이 사람이라면 삶의 어느 시점에서 누구나 한번은 경험해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여성이 호르몬 변화 등의 이유로 남성보다 우울증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연구결과가 남성들이 우울증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나 극소수만 경험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성들 역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우울증 증상을 똑같이 경험합니다. 우리사회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강해야만 하고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우울증을 알아차리고 치료를 시작하게 하는데 큰 어려움을 만드는 사회적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감정을 숨김으로써 "남자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압력을 우리는 그만 멈춰야 합니다. 이 때문에 남성들이 겪는 우울증은 증상이 다르게 보이고 때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남성들이 경험하는 우울증은 가장 먼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며 이 영향으로 인해 비로소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의사를 찾는 것 보다 우선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됨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권유받게 되는 것입니다.

우울증을 경험할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신체적 징후는 가슴통증, 소화불량, 두통, 호르몬 이상문제, 심장 두근거림, 갑작스런 체중증가나 감소, 변비, 불분명한 신경통 및 근육통 등입니다. 또 정신적으로는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강박사고, 불면증 등 수면문제, 예민함, 자살사고 등을 보입니다.

보통 우울증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매우 슬퍼하거나 무기력한 상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슬픔은 우울증이 유발할 수 있는 많은 감정 중 하나로 남성들이 경험하는 우울증은 보다 더 다양한 정서적 증상을 보이곤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 화를 통해 표현하는 것입니다. 심리적 동요가 크고 안절부절해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 주변사람들로부터 위축된 모습을 보이거나 삶에 대해 어떠한 관심도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가망이 없다고 내비추기도 합니다.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증상을 제대로 마주하기 어렵고 주변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현재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느끼고 치료적인 도움을 받기까지 자신의 건강보다 일, 가족 및 기타 개인적인 책임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우울증임을 인지해도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는 데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를 과도한 음주나 약물남용, 폭식, 사회적 고립, 무모한 행동이나 자살시도 등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정신건강에 대해 점차 더 개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문화적, 사회적인 낙인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남성이기 때문에 감정을, 어려움을 억제해야한다는 사고는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합니다. 우울증을 진단하고 치료 받는 것은 나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항우울제 등 약물로써 조기치료를 할 수 있고, 약물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 등의 비약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니 전문가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됩니다. 치료는 단시간에, 또 드라마틱한 변화라고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리거나 느끼는 방식에 따라 변화가 달리 보일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를 지키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세운 치료 계획을 끝까지 따라나가 마음건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